Terradillos of the Templars에서 Bercianos del Real Camino까지는 약 23킬로미터의 거리입니다.
사하군(Sahagun)을 지나며
이제 800킬로미터의 여정에서 중간 지점을 지나가는 날입니다. 400킬로미터를 걸었다는 증서를 사하군에서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전 그냥 지나가는 길이라 받지는 않았습니다.
한참을 걷다가 사하군에 다다르면 다른 지역과 다른 쓸쓸한 풍경을 만나게 됩니다. 아래 사진은 사하군 기찻길 사진입니다. 이곳을 지나 마을로 진입합니다.
사하군을 지나다 보면 성당(?) 앞에 지팡이를 든 동상을 만나게 됩니다. 순례길을 걷다 보면 정말 여러 스타일의 조각상을 만나게 됩니다. 순례자를 표현하는 동상들이 각기 다른 모양으로 마주치게 됩니다. 걷고 있는 순례자들에 이 길은 순례길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아래 사진은 사하군 마을의 풍경 사진입니다. 시간이 있다면 둘러보고 싶었지만 이날은 바람도 불고 춥기도 하여 대충 점심을 때우고 길을 나섰던 기억이 있습니다.
위에 사진처럼 구름과 맑은 하늘이 같이 공존하던 날씨는 순식간에 먹구름이 끼고 태풍이 오듯이 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나 춥고 앞으로도 뒤로도 가기 힘든 그런 날이었습니다. 최대한 뛰다시피 다음 마을을 위해 걸었습니다. 생존을 위해서죠. 비가 우박이 될 거 같은 불안감에 전력을 다해 걸었습니다.
이런 추억은 남은 여정에서도 계속되었습니다. 날씨는 정말 하루 종일 걷는 순례자들에게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게다가 비가 온다는 것은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날이죠. 게다가 빨래부터 걱정이 앞서게 됩니다.
특히 초행길이라면 앞으로 어떤 길이 펼쳐질지 모르기 때문에 걱정이 되죠. 만약 가는 길에 마을이 있다면 그나마 비를 잠시 피할 수 있지만 이날은 목적지까지 딱히 쉴 곳이 없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었습니다.
다행히 무사히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고 춥지만 저녁에는 비도 그쳤습니다. 그리고 또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긴장하고 걸었던 탓에 몸도 마음도 피로가 몰려오고 있었습니다. 이럴 때 감기라도 걸리면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가 있었죠.
Rectoral House Parish Shelter
도미네이션으로 운영되면 봉사자들로 이루어진 숙소입니다. 시설은 나쁘지는 않았지만 난방이 없어서 꾀 추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10명 정도 되는 순례자와 호스피 탈러(Volunteer Hospitallers)와 같이 디너를 먹었습니다. 각자 조금씩 음식을 준비하고 같이 나누어 먹으며 와인 한잔을 곁들이고 어디서 왔는지 등 서로서로 짧은 시간이지만 같이 걷는 사람들과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