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라도에서 아예스까지 약 27킬로의 거리입니다. 이 길은 이상하리 만큼 뒤로 갈수록 힘든 길이었습니다. 어떤 순례자는 길이 너무 예뻐서 힘들지 않았다고 하는데 제겐 참 힘든 날로 기억이 납니다. 물론 짧지 않은 길이니 힘들었을 거고 그 다른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이 나질 않지만 제가 좋아하는 길은 아니었어요.
프랑스 순례길 11일 차
아래 사진은 순례길에 본 예쁜 주택의 외관입니다. 순례길은 지나가다 보면 아래 사진 처럼 이쁘게 꾸며 놓은 집들이 있습니다. 분명 몇백 년은 되어 보이는 집들인데 이렇게 귀엽게 장식을 해놓으니 보는 이가 즐겁습니다.
저날 걸은 길은 산길을 걷는 다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울창한 숲이 아닌 그냥 낮은 산을 상상하시면 좋아요. 경사도도 급하지 않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오르더니 높지는 않지만 어느새 산 위에 있습니다. 멀리 보이는 산 정산에는 아직 눈이 녹지 않는 설산이 보이네요. 3월 말의 풍경 사진입니다.
아래 사진은 순례길에 만난 조각상입니다. 스페인의 정서를 길을 가다가 보면 느낄 수 있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여유가 있고 열정이 있고 유머가 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순례길에 만난 여러 곳에서 그리고 사람들을 보면서 느꼈습니다.
산 후안 데 오르테가(San Juan de Ortega)
그곳에 가면 제가 알기로는 숙소가 한 군데 있습니다. 수도원에서 운영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마을은 아주 작은 마을입니다. 카페도 한 곳밖에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만약 오르테가에서 숙소를 잡을 까 망설이기도 잠시 했지만 좀 더 걷기로 합니다. 그곳에서 잠시 쉬면서 또 떠날 채비를 합니다.
가다가 소 때들이 길가에 늘어져 있는 풍경도 만나고 어서 빨리 가서 쉬고 싶다는 생각만 들다가 드디어 아예스에 도착을 했죠.
아래 이미지는 아예스에 도착하고 만난 이정표가 있는 사진입니다. 이젠 518km 밖에 안 남았네요.
아예스도 작은 마을입니다. 이곳에는 알베르게가 2-3개 정도밖에 없습니다. 그곳에 머문 사람들이 작은 식당에 옹기종기 모여 필그램 메뉴를 먹으며 수다를 한참 동안 나누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날은 다들 미리 올라가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였어요.
안 되는 영어로 물론 여러 나라에서 오기 때문에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사람들이 훨씬 많기도 하고 서로서로 눈을 마주치며 대화를 하죠. '내 말 무슨 말인지 알겠지?' 그러면 상대방도 '그럼 니말 무슨말인지 알아듣겠어'하며 마음을 나누는 날이 되었습니다. 아마 이때쯤 되면 늘 보는 순례자와 동지애가 더 커지는 순간이죠.
지금은 다들 그때의 추억을 간직하며 살고 있겠죠. 저처럼
부엔까미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