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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예라(Najera)에서 그라뇽(Granon)까지- Day 9

· 댓글개 · ΛΞΟΠΡΣΨ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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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예라(Najera)에서 그라뇽(Granon)까지는 대략 26km입니다. 벌써 9일 차가 되니 이제는 조금씩 계획이 달라집니다. 어느 정도 거리를 완주할 만한 맷집도 생기고 오기도 생기는 그런 때였습니다.

 

프랑스 순례길 9일 차

 

 

나예라를 출발해서 Azofra, Ciruena, Santo Domingo de la Calzada를 지나갑니다. 보통 산토도밍고에서 숙박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 그 곳을 지나 6킬로 정도 지나가면 그라뇽(Granon)이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이 곳을 가게 된 이유는 같이 걷던 순례자분이 거기에 옛 성당을 알베르게로 이용하고 있다는 정보를 듣고 그곳까지 가게 됩니다.

 

이제는 익숙한 길 어디나 비슷한 듯 앞으로 뻗은 길을 지나 산토도밍고로 향합니다. 

 

순례길-풍경-사진
순례길 풍경사진

 

순례자 메뉴(menu del peregrino)

 

에피타이저, 메인 요리, 디저트 그리고 와인까지 풀코스의 메뉴를 순례자 메뉴라고 합니다. 물론 숙소마다 다르고 레스토랑마다 다르지만 대개는 비슷합니다. 힘들면 입맛이 없다는데 평소에 좋아하지 않던 느끼한 음식도 입으로 잘 들어가는 곳이 순례길입니다. 물론 와인도 평소에 즐겨하지 않지만 이젠 그것 또한 익숙해집니다.

 

산토도밍고의 한 레스토랑에서 12유로에서 15유로 정도로 기억이 나는데 그곳에서 순례자 메뉴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아래 사진에 보면 칙칙한 색의 밥이 바로 빠에야(Paella)입니다. 역시 한국 사람은 밥에 끌리게 됩니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시켜먹어 보았는데 먹을 만합니다. 먹물 빠에야 혹은 해산물 빠에야, 그리고 치킨 빠에야가 유명한데 스페인 볶음 밥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먹을 만했습니다. 그리고 밥인 생각나신다면 한번 트라이해보세요. 

 

순례자 매뉴는 보통 바게트 같은 은 기본적으로 제공되며 스파게티, 수프, 샐러드 등이 애피타이져이고 그다음 메인 메뉴닭고기, 소고기 또는 돼지고기 요리 중에 고릅니다. 그리고 디저트케이크이나 요거트 푸딩 등이 나옵니다. 여러 종류가 있다기보다는 보통 메인은 3가지 디저트는 2가지 정도에서 고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와인을 줍니다. 그리고 생선요리가 나오는 곳도 있는데 생각보다 맛있습니다. 혹시가 기회가 된다면 시도해 보세요. 생선 수프도 우리나라 생선찌개 맛은 아니지만 담백하니 맛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렴한 가격이죠. 아마 순례자들을 위한 배려가 아닐까 합니다. 배고픈 순례자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게 푸짐하게 준비된 순례자 메뉴가 그 또한 그 길을 걷는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물론 끝날 때쯤 되면 한국음식이 몹시 생각이 나긴 하죠.

 

빠에야와 스파게티

 

그라뇽 알베르게

아래의 사진은 그라뇽 성당의 알베르게 내부 모습입니다. 이곳은 성당을 오래된 성당 위층을 알베르게로 제공하는 곳입니다. 그리 크지 않은 곳으로 아래 사진이 거실 겸 식사를 하는 곳입니다. 이곳 또한 기부제 알베르게입니다. 제가 간 시기는 비수기라 10명 정도의 순례자들이 같은 식탁에서 준비해준 음식을 같이 먹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기부제 알베르게에서 제공해주는 저녁을 같이 먹을 때는 순례자들도 조금씩 음식을 준비합니다. 여러 번 순례길을 걸었던 사람은 그런 에티켓을 이미 알고 있더군요. 근데 초보인 저는 나중에서야 눈치로 알게 되었습니다.

 

 

 

순례자들은 식사 전에 슈퍼에 가서 같이 먹을 음식을 사 오고 같이 나누어 먹습니다.  물론 대단한 걸 사서 나누는 게 아니라 과일이나 햄들 아주 간단히 나누어 먹을 음식들입니다. 그리고 어떤 순례자들은 요리를 직접 호스 필라 테오를 도와 음식을 준비하기도 합니다. 이 곳 그라뇽에서 준비해준 음식을 즐겁게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식사를 하고 같이 설거지도 하고 자리를 치웁니다. 그리고 담소를 나누는 그런 공간입니다. 그리고 따뜻하게 배웅을 해주는 봉사자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모두 여자분이 셨어요.

 

그라뇽-성당-알베르게-사진
그라뇽 성당 알베르게 

 

아래 사진은 다락방 같은 오픈된 공간에 마룻바닥에 매트리스를 깔고 순례자들이 같이 자는 공간입니다. 침대가 아닌 곳에 한 곳은 이곳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약간 낯설지만 워낙 피곤하기 때문에 별로 어렵지 않게 잠을 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라뇽-알베르게-다락방-사진
그라뇽 알베르게 다락방

 

아래의 사진은 그라뇽 성당의 내부 모습입니다. 아마 그라뇽 성당에 숙박을 하신 분들은 대부분 보셨을 텐데요. 이곳은 성당에 있는 알베르게에 숙박하는 순례자에게 호스 필 라텔로(Hospitalero)가 안내하여 그곳에 모인 순례자들이 같이 잠시 둘러보는 시간을 같습니다. 고요하고 성스러운 기분이 드는 곳입니다. 

 

그라뇽-성당-안-사진
그라뇽 성당 안 

몇백 년이 됐다는 이곳에서 잠을 한번 자보는 것도 순례길에 느껴보는 또 다른 특별한 기억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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