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길 15일째 - Hontanas에서 출발하여 Itero de la Vega까지 약 20킬로입니다.
전날 30킬로를 걷다 보니 피곤하기도 하고 Itero de la Vega 다음 마을은 8킬로 후에 있었습니다. 순례길을 걷다 보면 계획대로 걷는 다기보다는 하루하루 매일 계획이 바뀌었습니다.
Castrojeriz 마을
위 사진은 Castrojeriz 마을을 들어서기 전에 찍은 사진입니다. 산 꼭대기에는 성(?)이 있는 마을 오른쪽에는 교회가 있고 작은 마을이었습니다. 두 번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을 때 이곳에서 머물렀었죠.
이곳에 오리온(Orion hostel)이라는 숙소가 있습니다. 2019년 당시 스페인 남자분과 결혼하신 한국 여자분이 같이 운영하는 숙소였어요. 그 당시 비수기 즉 봄, 겨울에는 문을 닫고 성수기에 오픈한다고 했습니다.
그곳에서 오랜만에 라면과 비빔밥을 먹을 수 있었던 곳이라 너무 좋았죠.
나름 어렵다는 길입니다. Castrojeriz를 출발하고 이 다리를 지나 오르막길이 시작됩니다.
사진에 다 담지 못했는데 언덕이라고 하긴 좀 높은 것 같고 산이라고 하기엔 좀 낮은 듯한 오르막길입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겐 힘든 길이었습니다.
여러 번 순례길을 걸었던 미국인 아저씨 밥은' 50걸음 걷고 쉬고 50걸음 걷고 쉬어, 그러다 보면 오를 수 있어' 하며 조언을 했었죠. 그는 미리 꼭대기에 도착해서 제가 잘 오는지 기다려줬습니다.
언덕에 올라 한참을 쉬고 다시 걷다 보면 만나는 길.
위 사진에서 보듯이 길은 구불구불 하긴 하지만 한 길로 쭈욱 나아있습니다. 차는 거의 볼 수 없고 아마 차가 다니는 길은 아닌 거 같습니다. 그래서 메세타에 들어가면 나오기 힘들다고 했었나 봅니다. 중간에 건너뛰거나 택시를 부르기가 쉽지 않은 구간이죠.
하지만 메세타가 지겹다는 사람도 많지만 이 또한 제겐 너무 멋진 곳이었습니다.
Itero de la Vega
쉬어 가는 곳
아마 이곳에 숙박을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아주 작은 마을이고 숙소도 몇 곳이 없고 비수기에는 더욱이 머무는 사람도 적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더 이상 걷고 싶지 않을 때는 이런 작은 마을도 숙소가 되죠.
너무나 한적한 곳이라 아마 순례길 초반이었으면 무서웠을 수도 있었지만 걷다가 만난 순례자들이 한두 명은 볼 수 있어서 마음이 놓인 곳입니다. 이젠 숙소가 좋고 나쁘고도 중요하지만 누울 곳만 씻을 곳만 있어도 좋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여유가 조금씩 생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