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느 계절이 좋다 안 좋다 말하기에는 여러 번 다녀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어라 단정 지을 수 없지만 몇 가지 고려할 점은 있습니다. 사실 계절을 생각하기보다는 순례객 각자의 여건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짧게는 10일 정도에서 많게는 한 달이 훨씬 넘는 여행을 계획하다 보면 계절보다는 시간을 낼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되죠. 그래도 가기 전에 도움이 될까 하고 글을 남겨 봅니다.
겨울 (11월-3월)
11-3월 은 스페인에서 순례길을 걷는다면 겨울이며 비수기입니다. 참고로 4월에도 눈이 올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 계절에 출발을 하신다면 준비물 잘 챙긴 셔야 합니다. 전 이 계절 3월 중순에 출발하여 4월 말 경에 완주하였습니다.
아래 사진은 3월 중순에 찍은 사집입니다.
물론 매해 날씨가 다 똑같을 순 없지요. 유난히 추울 수도, 비가 많이 올 수도, 아니면 날이 맑고 따뜻한 겨울 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산티아고 순례길은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생장에서 출발을 하시면 피레네 산맥을 넘어가셔야 하는데 겨울에는 유난히 눈이 많이 오거나 하면 아예 길을 차단을 하며 순례자는 그 길을 갈 수가 없습니다. 예전에 그 길을 겨울에 걷다가 사망하거나 다치는 사고들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산 밑에서는 날씨가 좋아 올라가더라도 산 위에 가면 어떻게 날씨가 변할지 몰라 자칫 눈이 오거나 하면 조난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피레네 산맥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중간에 오리 손이라는 산장을 지난 후에 산 정상을 지나 Roncesvalles 론 세스 바에스 까지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가끔 평소에 등산을 좋아하시거나 이 정도쯤이야 하고 안내를 무시하시고 올라가시는 분들이 정말 가끔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목숨을 걸만한 일인지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순례길은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우리가 그곳을 안전하게 걷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곳을 지키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그곳의 규칙을 따라야 합니다. 산속을 걷다 보면 인터넷도 안되고 전화도 안 되는 상황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니 겨울 시즌은 오리 손을 지난 가는 길이 아닌 우회도로로 갈 수 있습니다.
전 겨울에 걷는 걷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많이 한적하고 몇몇 알베르게는 문을 닫겠지만 또 다른 길을 만날 수 있으니 언제 기회가 된다면 너무 한겨울보다 2월경쯤 시작하는 것도 시도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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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장 피에 드 포트 (Saint Jean Pied de 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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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가을
아마 가장 걷기 좋은 계절이 될 것입니다. 물론 4월 이스터 기간에는 순례객이 많긴 하지만 비교적 사람도 한가하고 날씨가 좋으니 걷기가 좋습니다. 그리고 약간 서늘 한 계절이 걷는 순례자에게는 더 좋은 날씨입니다. 여름에는 전 세계적으로도 휴가 시즌이고 유럽에서 많은 유럽인들이 휴가를 이용해 오는 사람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붐비기도 하고 물가도 오릅니다. 그래서 전 봄이나 가을을 추천드립니다.
여름
제가 두 번째 산티아고를 6월 중순에서 7월 중순까지 걸었습니다. 정말 다시 가고 싶지 않은 계절이었습니다. 물론 하늘도 너무 예쁘고 과일도 많 옷도 가벼우니 짐도 줄고 하지만, 정말 햇빛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피할 수만 있다면 정말 피하고 싶은 계절입니다.
이건 정말 주관적인 의견입니다. 더울 때는 35도가 넘는 날도 많았습니다. 그렇게 되면 아무리 해뜨기 전 새벽에 출발을 해도 10시 11시 이후에는 죽을 맛입니다. 출발은 했고 날씨는 점점 더워지고 지쳐서 걷기가 힘듭니다. 이건 힘들어서 지치는 게 아니라, 더워서 지치는 거라 더 힘들 더군요. 그렇다고 매년 여름이 꼭 덥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다음에 가야 한다면 전 아마 여름은 피할 거 같습니다.
오늘은 어느 계절이 좋을 까에 대해 얘기를 했는데 가능한 여름은 피하고 그 외의 계절은 괜찮다는 주관적인 의견이었습니다. 여름 밖에 시간이 없으시다면 여름에 가는 것도 물론 좋습니다. 해뜨기 전에 출발하고 더울 때는 좀 피하고 그러다 보면 또 다른 풍경들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해바라기 라든가 청포도가 익어가는 것 등 여름에만 볼 수 있는 것들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해 뜨는 풍경을 아주 자주 보시게 되실 겁니다.